볼리비아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폭우와 강물 범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 삼림과 가까운 지역에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볼리비아 국영 ABI 통신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볼리비아 북부 베니 주(州)를 흐르는 강들이 범람하면서 전체 면적의 80%에 해당하는 20만㎢가 이미 물에 잠기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스 콘트라레스 볼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현재로서는 베니 주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할 필요가 아직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콘트라레스 대변인은 구체적인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언급을 피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최근 베니 주를 방문하고 돌아온 내무, 국방 등 관계부처 각료 6명과 전날 밤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재난지역 선포 여부를 협의한데 이어 조만간 피해지역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볼리비아 라디오 방송 에르볼(Erbol)은 전날 9만5천여명이 거주하는 베니 주의 주도 트리니다드 시(市)에 대해 조민 소개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안 라몬 킨타나 볼리비아 내무장관은 전날 "라니냐 현상에 따른 폭우와 강물 범람으로 사상 유례없는 피해가 예상되는 트리니다드 시에 대해 주민 소개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트리니다드 시에서 25~30㎞ 정도 떨어진 지역에 대규모 야영지를 조성해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 라파스에서 북서쪽으로 600㎞ 떨어진 트리니다드 시 주변을 지나는 마모레 강은 물이 계속 불어나면서 현재 한계수위를 30㎝ 정도 남겨둔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베니 주 최대 강인 마모레 강은 지난해에도 범람해 인근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유엔도 공식 성명을 통해 "4월까지 비가 계속 내릴 경우 폭우와 범람으로 인해 최악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힌 가운데 유엔과 세계은행, 안데스개발공사(CAF) 등 국제기구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베네수엘라, 쿠바, 미국, 스페인 등이 보낸 구호물자가 볼리비아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계속된 폭우와 범람으로 지금까지 50명이 사망하고 4만3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도로와 농경지 침수로 인한 막대한 재산 피해도 예상되고 있다.

피해는 볼리비아 전체 9개 주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특히 아마존 삼림지역과 가까운 베니, 산타크루스, 코차밤바 주의 피해 규모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해 1~3월에도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폭우로 56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으며, 6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바 있다. 재산피해도 볼리비아 국내총생산(GDP)의 4%에 해당하는 4억4천33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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