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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하 논란 - 김종욱 교수 "대운하, 지형적으로 심각한 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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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운하 하천지형학적 검토' 콜로키엄 발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하천지형학적인 관점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종욱 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26일 “한국의 하천은 계절에 따라 유량(流量) 변동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선박이 운행 가능한 운하를 만들려면 반복적인 준설 공사나 대대적인 둑 쌓기를 해야 하는데 이는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대 사범대학 교육정보관에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한 하천지형학적 검토’를 주제로 열리는 콜로키엄에 앞서 공개한 발표문에서 “대운하 사업은 2천100여㎞에 걸치는 운하 네트워크를 만드는 유례없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과학적 사전 검증이 절실하다”며 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독일 라인강은 하천의 유량이 가장 많을 때가 가장 적을 때의 14배로 비교적 변동 폭이 작고 수심도 깊어 운하 건설에 그나마 유리하지만 한강은 그 차이가 무려 393배에 달하는 등 한국의 하천은 유량 변동이 심해 배가 다니기에 적당하지 않다.
그는 “실제 조선시대에는 갈수기에 남한강에 목선 운행이 중단되곤 했다”며 “대운하 계획에 따라 2천∼3천t급 바지선이 운행 가능하도록 폭 200ｍ, 수심 6ｍ의 뱃길을 만들려면 대부분의 공사 구간에 물속 굴착 공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강바닥을 파서 운하를 만들면 물 흐름이 빨라지기 때문에 침식이 활발해져 퇴적물이 붕괴할 위험이 있고 이를 막기 위해 퇴적물을 고정시키더라도 폭우가 내리면 운하와 연결된 수많은 지류에서 토사가 유입되기 때문에 뱃길을 유지할 수 없다”며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계속 준설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천의 모래나 자갈을 계속 퍼내면 강 하류나 바닷가로 유입되는 퇴적물 감소로 모래 해안이 줄어드는 등 해안 생태계 변화로 이어지고 결국 수산업 및 관광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대운하가 하천유역과 하천, 바다 사이의 균형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또 “대운하 계획에서는 댐이나 보를 설치해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고 하지만 이 경우 물에 잠기는 지역이 늘어나고 집중 호우 시에 침수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며 팔당댐을 설치한 뒤 남한강 수위가 높아져 경기도 여주나 양평의 소하천 주변에 상습적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이 밖에도 산맥을 뚫어 수로터널을 만들거나 소위 ‘스카이 라인’ 방식으로 인공 수로를 만드는 등 대운하에 포함된 계획이 막대한 비용을 요하고 기술적으로도 실행이 쉽지 않으며 선박 통행에 지장을 주는 교량을 이설ㆍ개축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며 대운하 계획 백지화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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